|
김영철 - 1953년 서울
김영철을 부르는 칭호는 많다.
사람들은 그를 우주시인이라고 부른다.
그가 발표한 우주시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반란으로 시작하여 시 해탈까지 한 그가 지향할 당연한 귀결이다.
어떤 이들은 계관시인으로,어떤 이들은 혁명작가로 그를 부른다.
그러나 김영철의 작품세계를 잘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그가 다루고 있는 소재가 오늘의 현실 만큼이나 다양하기 때문이리라.
김영철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의 뒷골목을 배회하면서 시인, 작가로서의 천부적 소양을 닦았다.
궁핍과 허기,처절한 생존의 몸부림, 청계천 판자촌의 애환, 변두리도시노동자의 처참한 삶,권력형 부패와 축재자들의 역사 날조, 졸부들의 대행렬,.......등등 전후의 쓰라린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켜보면서, 주변 이웃들의 찌들리고 억울한 세월의 삶의 모습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왔다.
그가 온나라를 공포와 침묵으로 얼어 붙게한 유신독재에 저항하여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제적 수배되고 강제징집된 후 운명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길은 혁명가로서의 길뿐이었다.
1979년 구속문인석방과 언론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세계시인대회 저지투쟁사건으로 구금,남민전사건으로 구속된 그가 30년 군사독재가 무너지자 차가운 감방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다.
출옥하자마자 80년 민주화의 봄 당시 정보기관의 가택연금망을 뚫고 서울투쟁 주도,신군부세력의 무차별 광주시민 학살 고지전단을 살포하기도 한다.
그후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민추협 기획위원 및 전문위원 참여한 그는 구속학생변호인선임 및 인권보호, 재야와의 연계 및 가투와 농성주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폐조작 및 부천서성고문사건을 폭로하는 등 민주통신신문제작배포, 6월 민주항쟁의 주도, 서민참정권 가로막는 공탁금제 폐지 주창 등 항상 민주화와 사회의 변혁을 위한 길목에 서서 당당히 맞서서 온몸으로 살아왔다.
아직도 오지않은 진정한 민주화의 그날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혼돈의 시대를 침묵한 채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시인의 모습에서 그의 새로운 시들이 감동을 준다.
물론 그가 주도하려 했던 혁명은 미완의 모습으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지 오래이지만 그의 작품속에 나타나는 사회의 부조리와...
|
125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