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은 1989년에 결성된 "부산 메탈라이브" 1기 밴드이다.
디오니소스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메틀밴드로 군림하던 아마겟돈은 前동아대 그룹 "Ace"를 거친 김정태(guitar)와 박철우(drum: 대구 시립관현악단 출신)을 중심으로 89년에 결성되어 이후 "하늘나라" 출신의 박진서(vocal)와 구재욱(bass), 정홍재(keyboard)를 영입하여 5인조 체제의 진용을 갖춘 후 89년 6월에 열렸던 Rock Festival과 부산 각지에서 라이브 활동을 펼치면서 경상도 지역을 대표하는 메틀그룹으로서의 탄탄한 지지기반을 마련해 나갔고 그 여세를 몰아 90년 6월, 마침내 데뷔앨범이자 마지막 앨범 앨범인 본작을 발매하였다.
음악적으로 블루지한 멜로디의 메틀을 지향하였던 아마겟돈은 기승전결 구조가 확립된 대곡취향의 구성미를 만끽할 수 있는 한 단계 발전된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곡 Sun Rise는 본 앨범의 마지막 곡인 신기루의 아련함과 같은 정홍채의 Keyboard로 시작하지만 곧이어 김정태의 숨막힐 듯 타이트한 프레이즈가 전개된다. 박철우의 Drum 역시 기본에 충실한 정통파 연주를 들려주고 있어 본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각인되어 이 후의 모든 곡들에 대한 기대를 한껏 가지게 해준다. 슬로우 비트의 곡 중에서 가장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 No Need To Lament와 사라진 도시, The Murmur에서 어느 정도 감지 할 수 있었던 이들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는 끝내 The Tears of A King Bird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자신들이 자주 카피하곤 했던 레드 제플린이나 화이트 스네이크의 음악에서도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마겟돈은 기승전결 구조가 확립된 대곡취향의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구성미를 추구하는 밴드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본 앨범의 타이틀곡인 The Tears of A King Bird가 바로 그러한 서사적 스토리 구조를 갖는 대곡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곡 신기루에서는 Sun Rise에서 들을 수 있었던 타이트한 프레이즈와 함께 가장 주목할만한 김정태의 예사롭지 않은 서정적 멜로디 라인을 접할 수 있다. 비 오는 날에, 소년의 꿈은 전형적인 가요풍(?)으로 편곡되어 헤비메틀을 너무 어려워하는 대중들을 위한 배려가 묻어나 있다.
본 앨범 수록곡들의 가사와 "아마겟돈"이라는 밴드명, 그리고 앨범의 자켓 디자인 등에서 나타나는 것은 타락해 가는 도회적 이미지와 인간중심의 세상이 초래한 자연의 무력함을 그리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아이덴티티였다는 것은 당시 일본 문화와 근접해 있었던 부산지역 밴드들의 선진화된 모습이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변화무쌍한 코드전개라든가 피킹의 강약에서 느낄 수 있었던 완급조절에 능한 김정태의 Guitar연주와 이후 서울과 부산의 연합 밴드로서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 집단이었던 "미스테리"에 가입하게 되는 박철우의 정통 파워드러밍은 이들이 추구하던 컨셉이 명확하고 기승전결이 확실한 대곡 취향의 프로그레시브메틀을 표방하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사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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