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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7-05-01 |
조회 :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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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참으로 복잡한 정신구조를 가진 동물이다.
삶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순하게 살 수도 있다.
법정스님은 화전민이 버리고 간 깊은 산 속 외딴 빈집에서 혼자 가장 단순하게 생활한다고 한다.
그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무소유로 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사시는 분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아주 심플하게 살면 되는 것을 왜 그렇게 어렵게들 아우성치며 살아야 할까?
무소유의 고귀한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면 차라리 동물처럼 본능에만 충실하게 살아도
문명인의 복잡한 고뇌와 시름과 그 불행을 다소나마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동물처럼 본능에만 충실하게 산다는 것은 잔머리 쓰지 않고 통박 굴려대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기조이다.
죄악의 해독이 그만큼 적게 생산되는 삶의 틀이다.
먹고살기 위해 땅만 보고 열심히 그리고 정직하게 뛰면 된다.
뛰는 것만큼 돌아오는 소득에 보람을 느낀다.
더 큰 것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성공하면 성취감에 희열을 맛본다.
실패하면 실망과 고통을 갖는다.
동물의 세계는 속임수와 사기성을 창출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살면서 희로애락의 쳇바퀴를 돌다가 종말에 눈감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운명을 운명으로 수용하면서 순리대로 산다면 인간사회는 평화롭고 행복도 골고루 배분될 것 같다.
항상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 드리면서 죽음의 빛속에서 삶의 그늘을 관조하고,
아우성치며 쳐다보고 따먹으려고 하는 탐욕과 죄악의 열매들을 발아래 내려놓고 사는 종말론적 인생관은 고귀하다.
이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같이 구원으로 안내하는 하나의 진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관계로 얽히게 되는 삶의 현실은 복잡하고 다차원의 세계다.
하나의 잣대로 잴 수도 없고 하나의 실에 꿰어지지도 않는다.
끊임없는 문제이고 고통이며, 회의이고 숙제이다.
인생이야말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덩어리이고 사고뭉치이고,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미로이다.
톨스토이의 인생론을 읽어봐도,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더듬어 봐도,
성서의 말씀을 매일밤 암송을 해봐도,
암자에 가서 참선을 해봐도 여전히 인생이 무엇이냐에 대한 정답은 없다.
이 같은 궁극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해 본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두드리는 문이 종교다.
인생에 대한 궁극적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인간의 궁극적 관심은 그래도 종교 이외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종교는 인생의 궁극적인 관심을 갖고 궁극적 실재와 씨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숨겨진 오묘한 구원의 미로가 있다...
- 한용상 (저널리스트 )의 테마 에세이 "하나님과 돈을 같이 섬길수 없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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