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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10-03 |
조회 :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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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을 큰 스님이라고 할까?
그야 물론 깨달음을 얻고 우리에게 삶의 큰 가르침을 주시는 분을 큰 스님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현주 목사님의 "금강경 읽기"에 재미있는 표현이 나온다.
"악을 버리고 선을 취하는 사람을 작은 스님이라 하고,
악과 선을 함께 버린 스님을 큰 스님이라 한다"는 것이다."
악을 버리고 선을 취하는 삶을 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악한 일도 하고, 선한 일도 하면서 산다.
내가 알게 모르게 짓는 죄도 많고, 본의 아니게 악한 일을 할 때도 있다.
잘못한 일이 드러나서 벌을 받는 경우도 많지만, 잘못한 일이 드러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착한 일을 했을 때는 그걸 남이 왜 몰라 줄까 하고 서운해 하면서, 잘못한 일을 남이 알지 못했을 때는 다행이라고 여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잘못을 저지르며 산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아 그냥 넘어간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양심에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나 혼자만 알고 넘어간 일이 많다.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먹지만 다시 또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끊임없이 결심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선을 취하고 악을 버리는 삶을 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선도 버리고 악도 버리는 경지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 역시 선을 받들고, 악을 버리는 수행의 오랜 세월을 통과한 자에게만 선과 악이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도 가지지 말라. 미워하는 사람도 가지지 말라."
"법구경"에서는 그렇게 가르치지만 이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는 수행의 오랜 세월을 보내야만 사람과 미움을 함께 버리는 경지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악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집착도 버리라고 하지만 버리는 일이란 쉬운게 아니다.
버렸는가 싶으면 다시 쌓여 있고, 끊었는가 하는데 다시 붙어 있는 때가 수없이 많다.
"크게 버림은 횃불 앞에 있어서 미혹과 깨달음이 다시 없는 것과 같고
중간 버림은 횃불이 옆에 있어서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 것과 같고
작게 버림은 횃불이 뒤에 있어서 함정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우리는 오늘도 밝았다, 어두웠다 했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함정에 빠졌다, 빠져 나왔다 했을 것이다.
바람 부는 내일은 어떨까? 환해지기란 쉽지 않은데 내 발걸음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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