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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05-03
조회 : 1981
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음반 21위~40위

21. H2o <오늘 나는> 1993/로얄레코드

김준원(v), 박현준(g), 강기영(b),김민기(d)
세션: 한석호(key), 이정식(sax), 김원용(sax), 신영환(trumpet)

"회색 해는 넘어가고 밤과 별이 머리 위로 떠오르면 / 고개 들어 노래해야 만이 느낄 수 있는 노래를 하지/ 언제부터 우린 이다지도 막연히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야 했을까" (<나를 돌아보게 해>)를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80년대 헤비메탈의 시대는 저물었구나"였다. H2o는 맴버 각자가 80년대 말이 각기 시나위(강기영, 김민기), 카리스마(김민기, 박현준)라는 한국 헤비메탈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던 밴드들의 중심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강기영은 베이스 파트에서 김민기는 드럼 파트에서 최상의 기량을 자랑하던 연주자들이었다.
하지만 90년대에 재 결성된 H2O는 데뷔 음반의 LA 메틀 스타일에 변신한 당대의 모던한 록을 추수하였다.
음악적인 근간은 롤링 스톤즈와 같이 리듬 위주의 록에 두었고, 멤버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의 음악을 만들어 갔다.(<고백을 하고>에서는 멤버 모드가 돌아가며 노래를 한다.)
멤버 각자가 가진 출중한 곡 쓰기 역량으로 단 한 곡도 버릴 노래가 없는 완벽한 앨범이 된 이 음반에서 강기영의 <고백을 하고>,<나를 돌아보게 해>,<짜증스러워>,박현준의 <착각 속에서>, <방황의 모습은>, <그녀의 모습을>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명곡들이다. (박준흠)

22. Various Artists <우리노래전시회 1집> 1985/서라벌레코드

이광조, 전인권, 시인과촌장, 어떤날, 강인원, 최성원, 박주연, 양병집
세션: 조동익(g), 하덕규(g), 조원익(b), 안기승(d), 허성욱(key), 김광민(key)

'8人8色', 85년 요란스럽지 않게 등장한 신인 뮤지션들의 옴니버스 앨범 우리노래 전시화의 재킷 뒷면 해설 (추천사와 같은)의 표현처럼 이 앨범 이후 자신 나름의 색으로 80년대 대중음악을 풍요롭게 하였다.
이 앨범에서 압권의 순간을 제공하는 (그리고 이후 들국화 결성의 계기가 된) 전인권의 <그것만이 내 세상>의 존재 감이 다른 이들을 묻히게 한 느낌도 잇지만 <너무 아쉬워하지 마>의 어떤 날, 비둘기에게>의 시인과 촌장의 존재 또한 무척 소중한 것이었다.
전인권과 함께 들국화와 한 축을 이룬 최성원이 이 앨범의 프로듀서를 담담하며 이광조, 강인원 등에게 독을 제공하였고, 이후 발표된 이들의 솔로 앨범은 모두 공히 히트 앨범이 되었다.(참여한 이들 중 특이한 행로를 밟은 이는 <그댄 왠지 달라요>로 참여했던 박주연으로 현재 최고의 '히트메이커' 작사가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우리노래 전시회가 제공했던 미덕의 하나는 당시 참여했던 세션 체계가 지금의 조동익 밴드로까지 이어지며 국내 대중음악에 독특한 톤을 제공하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규)

23. 신촌블루스 <1집> 1988/지구레코드

세션: 엄인호(g,v), 이정선(g,v,har), 윤명운(g,har), 정태국(d), 비봇(d), 김연진(b), 김동성(key), 강승용(sax), 박인수(v), 한영애(v), 정서용(v)

밴드라는 개념보다는 일군의 블루스를 좋아했던 뮤지션들의 연합체, 동호회 성격으로 시작했던 신촌블루스는 8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래 대중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드디어 이 데뷔 음반을 발표한다.
한영애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그대 없는 거리 >로 시작하여 역시 그녀의 <바람인가>로 끝나는 이 앨범은 이정선과 엄인호가 사운드의 양대 축을 형성 한 그들 둘의 절충적인 성격의 음반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라이브에서 보여준 강렬한 맛은 없고, 너무 정제 된 연주의 음반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정통 블루스를 하려 했던 이정선의 ,<바닷가에 선들>과 가요에 블루스를 접목하려 했든 엄인호의 <그대 없는 거리>,<아쉬움>을 비교해서 들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박인수가 다시 부른 신중현의 <봄비>도 멋있는 곡이다.
이 음반으로부터 한국에서 블루스의 대중화(?)는 실현되었고, 중견 뮤지션이 고사 당하는 이 땅에서 예외적인 경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80년대 현실에서나 가능한 얘기인가? (박준흠)

24. 동물원 <2집> 1988/서울음반

김창기(g,v), 김광성(g,v), 유준열(b,v), 박경찬(key,v), 박기영(key,v), 이성우(g)

이 음반은 아마추어 정신을 간직한 뮤지션들이 만든 최상의 결과물이다.
일례로 핵심 멤버인 김창기에게 음악은 절대 취미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음악 작업이 치열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전업 뮤지션을 지향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멤버 모두 뛰어난 음악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고, 사실상 밴드로서의 모습을 상실한 7집 전까지는 때마다 명작들을 만들어 냈다.
자신들도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던 1집에서 보여진 녹음과 세션의 문제점들이 보완된 본 작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새장 속의 친구>,<동물원>등의 뛰어난 곡들이 수록된 80년대 명반 중의 하나이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에서 볼 수 있듯이 김창기의 얘기를 풀어 가는 감성과 이를 단박에 끌리는 감상적인 멜로디로 만드는 능력은 분명 비범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음반에서는 동물원내에서 김창기와 함께 다작은 아니지만 <새장 속의 친구>와 같은 주목할만한 곡을 만든 유준열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박준흠)

25. 서태지와 아이들 <1집> 1992/반도음반

서태지(v,prog,key,g),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손무현(g), 신대철(g), 이정식(sax)

"야 태지야 나와라" 라는 의미의 프롤로그 음악 로 시작하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 역사적인 데뷔 음반은 90년대 댄스뮤직 씬을 새롭게 정립하고 또한 평정한 음반이었다.
<난 알아요>가 TV에서 울려 퍼지면서 형성되고 논의된 음악 씬과 문화적인 파장은 결과적으로 서태지가 예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90년대 대중음악 / 문화적 전환점이자 시작점이다.
이는 그에 대한 호감과 그의 음악성 인정 여부를 떠나서 현실이고 역사였다.
조용필 이래로 형성된 "오빠부대"를 완벽하게 10대들로 재편한 그는 이후 대중음악 씬의 주류를 철저하게 10대들로 만들어버렸다.
혹자는 그를 평할 때 "혁명성과 상술의 겸비한 노련한 음악 장사꾼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의 음악적인 역량은 인정해주어야 한다.
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무려 100만장씩을 팔아버린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잇는 일이 아니다.
<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가 커다란 히트를 기록했지만 이 음반에서 음악적인 정수는 손무현의 기타 솔로가 빛을 발하는 유로 댄스 풍의 탁월한 노래 <내 모든 것>이었고, 신대철이 참여한 도 좋았다. (박준흠)

26. 서태지와 아이들 <3집> 1994/반도음반

서태지(v,prog,key,g,b),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팀 피어스(g), 존 피어스(b), 데니 폰게이저(d), 안흥찬(v)

대중음악에서의 '장르' 들은 분명히 물리적으로는 공존하고 있지만 사실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들이 보이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장르의 생성과 소멸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한국 대중음악계에선 자연스러운 장르적 이동보다는 소위 인기 아티스트들의 '친위 쿠데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자존심 상하게도 인정해야만 한다.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지닌 어느 한 아티스트가 '새로운 장르'를 공급하면 대중은 장르 이동이 너무나 부실했던 이 땅에서,'가장 충격적인' 친위 쿠데타는 바로 이 앨범이었다.
아무리 이전 앨범에서 '변신의 기미'나 '예고편'을 선보였다 하더라도 일주일에 7번 이상 TV에 출연하는 '최고 인기 아티스트'가 이렇게도 코페르니쿠스 적 전환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그 아티스트의 '용기'와 '자신감'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어제까지 옐로우 보이스의미소년들이 통기타 반주아래 실연의 아름을 노래하는 것을 즐기던 대중들이 오늘은 육중한 디스토션 기타와 '차가운 랩'에 얹힌 '교육현실에 대한 고민'을 듣게 되다니, 서태지와 아이들의 작품 중 가장 일관성 있는 앨범의 완성도 그 자체도 훌륭하지만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의도'가 상업적인 것이든 아니든 말이다. (조원희)

27. 김현철 <1집> 1989/서라벌레코드

세션: 김현철(v,key), 조동익(b), 김희현(d), 함춘호(g), 손진태(g), 오세숙(flute)

스무 살의 천재 키보디스트 김현철의 첫 번째 음반은 기적과 같은 것이었다. 독특한 화성을 통한 작곡스타일로 대중가요의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고 있는 이 앨범에서 그는 그 동안 국내 대중가요가 탐구하지 못했던 분야인 재즈 화성과 선율을 적극적으로 가요에 도입시키는 한편, 그룹 어떤 날 (특히 조동익)에게 영향을 받은 담담한 보컬을 통해 예민한 감수성을 노래함으로써, 그의 데뷔 앨범을 '10년이 지나도 기억될 만한 명반'의 위치에 올려놓고 있다.
그의 2집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덜 여문 듯한 김현철의 목소리는 분명한 자기 색깔을 내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이 앨범의 최고 명곡으로 불러도 아깝지 않은 <오랜만에>와 스무 살의 순수함을 간직한 <동네>,<춘천 가는 기차>에서 확인할 수 있는 , 순수한 예술적 정열이 담긴 뛰어난 음악적 감각은 감히 천재성의 소산이라 말할 수 잇다.
일상에 대한 평범한 기가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할 수 있는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아마추어리즘과 프로의 재능이 만남 매력적인 앨범이다.
좋은 의미 건 나쁜 의미 건간에 이후 이 앨범과 똑같은 감수성의 앨범은 김현철의 음악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뛰어난 재능의 프로듀서 겸 작곡가, 편곡가를 발굴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앨범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보겠다. (김영대)

28. 강산에 1992/킹레코드

세션: 강산에(v,har), 박청귀(g), 강기영(b), 김민기(d), 황수권(key), 김원용(t.sax), 김형서(a.sax), 김현국(trumpet), 윤광섭(trombone)

참으로 기분 좋게 소박한 음반으로 이것이 기억되는 이유는 아마도 <할아버지와 수박>,<...라구요>,<예럴랄라>,<장가가는 날>의 고향, 전원, 대가족의 내음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의미 심장하게도 이 음반이 'Vol.0'을 달고 나온 것처럼 이 세계는 이미 부재 하는 기억 속에 미화된 이상적 공동체의 편린이었으며, 강산에는 이후 다시 이 한가롭고 양지바른 동네로 돌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주목받지 못함 뒤쪽의 곡들,<훔쳐본 여자>,<돈>의 삭막하고 황량한 대도시의 압박감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강박관념과도 같은 사랑의 스케치가 바로 그가 앞으로 그려갈 세계와 가깝다.
일렉트릭 기타가 주도하는 한경애 / 박청귀의 두 곡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의미로 튀는 가운데, 포크 록 적인 강산에의 자작 곡들은 걸출한 싱어 송 라이터의 출발을 알렸고, 그는 '전형적인 록 커'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한 캐주얼 업체의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으나 결국 3집의 방향전환으로 박제화의 위엄을 비켜나간 후, 잡을 수 없고 규정하기 힘든 존재로 남게 되었다. (조성희)

29. 윤도현밴드 <2집> 1997/서울음반

윤도현(v,g,har), 강호정(key), 유병열(g), 엄태환(g), 박태희(b), 김진원(d)

이 음반은 윤도현의 2집이지만 윤도현 밴드로서는 데뷔 음반이다.
그리고 전투적인 노동가요를 불렀던 록 그룹 메이데이의 프로듀러를 맡았던 유병열과 현재 한상원 밴드로 이적한 강호정의 합작 품이다.
윤도현은 포크 록 그룹인 종이 연 출신이고, 94년에는 <타잔>이 수록된 데뷔 음반을 발표하였다.
김현성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같은 발라드와 자신의 <깨어나라> 같은 비판적인 의식이 담긴 록, 또한 <임진강> 같은 자신 주변의 모습을 담은 노래들이 섞여 있었던 이 데뷔앨범은 개개의 곡은 좋을지라도 전체적으로는 디렉터 부재로 통일 감이 느껴지지 않은 음반이었다.
하지만 본 음반은 그간 윤도현의 성장도 느껴지지만 강호정의 재능 있는 디렉팅으로 적절한 세션을 이끌어낸 음반이다.
박노해의 시에 윤도현이 곡을 붙인 <이 당에 살기 위하여>가 압권으로 등장하는 이 음반은 그 외 <긴 여행>,<철문을 열어>라는 그들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곡들이 있고, <다시 한번>은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슬로우 록이다. (박준흠)

30. 노이즈가든 1996/베이

박건(v), 윤병주(g), 이상문(b), 박경원(d)
세션: 이인규(g), 최민호(b), 염재민(b)

노이즈가든을 논하기 전에 먼저 주목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는 그들은 한국 록 음악의 어떠한 계보에도 포함시킬 수 없는 '섬' 이라는 점이고
둘째로 그들은 비 인기 종목인 록 음악의 부흥을 위해 대중친화 적인 요소를 집어 넣으려고 애쓰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으며
셋째로는 '사이버 공간'이라고 다른 이들로부터 이름 지어진 공간에서 출발하여 '실재 골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은 첫 예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주목사항'들은 그들의 음악을 이야기함에 있어 '매우 보 알 것 없는 세일즈 포인트'일 뿐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러한 주목사항과 합의점들은 이들의 음악을 소개하는 데 있어 오히려 이들의 중요도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첫 앨범은 '신화'다.
앞으로 계속될 윤병주/노이즈가든의 행보에 대한 '건국신화'라고 생각하면 더욱 안전하다.
이러한 건방진 예언에 대한 검증은? 이 앨범을 들어 보라. 그리고 그 이후를 주목하라. (조원희)

31. 언니네 이발관 <비둘기는 하늘의 쥐> 1997/킹레코드

이석원(v,g), 류기덕(b), 유철상(d), 정대욱(d)

요상한 이름을 지닌 이 밴드의 첫 앨범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의 선정적일 지도 모른다는 혐의를 지닌 밴드 명에 비애 너무나 소프트하고 너무나 자조적이며 때로는 서정적이기까지 한 이 앨범을 말이다.
이들을 '소인극'적인 아마추어리즘으로 이들을 해석하려고 하면 이들의 음악은 지나치게 세련되었고 지나치게 팝 적이다.
그렇다고 '기존 록 음악계에 던지는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면 이들은 너무나 기존 록 음악의 이디엄을 잘 이해하고 있다.
<로랜드 고릴라>의 스트레이트함과 <푸훗>의 예쁜 멜로디라인, 거기에 ,소년>의 애수 넘치는 가사는 이들을 '막가파 모던록 밴드릐 원조'로 칭하는 많은 청자들의 오류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한다.
드물게도 발전가능성을 가진 동시에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경우가 바로 이 앨범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부실하고 무성의한 사운드는 감출 수 없다." 라고 주장하는 음악광들에게 이언 쿠퍼의 마스터링이 신해철의 앨범보다 벌써 2년 전에 이 앨범으로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는 사족을 덧 붙여 본다. (조원희)

32. 강산에 <나는 사춘기> 1994/킹레코드

세션: 강산에(v,g,har), 박청귀(g), 이근형(g), 유태준(g), 한상원(g), 이태윤(b), 김병찬(b), 남정호(b), 김선중(d), 김성태(d), 최태완(key), 이민영(key), 황수권(key), 정원영(key), 김원용(sax)

<눈물젖은 두만강>의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을∼'의 가사를 가져온 <라구요>의 히트가 강산에를 '기인'으로 만들었다면 2집 나는 사춘기는 그를 심각한 표정의 락커로 규정지었다.(열린 음악회 용 가수라는 인식을 포함하여).
이러한 오해의 지점은 뮤지션으로서 강산에의 자유로움을 속박하는 테두리가 되었고, 그래서 인지 3집 삐따기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느낌을 주었다.
올해 4집 '연어'를 발표하여 다행히도 자신의 음악을 찾아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강산에의 이 앨범은 강산에 개인의 자유로운 정서와 세상에 대한 시각이 훌륭히 매치된 포크록 앨범이다.
공익 광고에도 쓰였던, <넌 할 수 있어>의 라디오 히트가 이앨범의 유명세에 한몫 했지만 반전을 노래한 <더이상 더는>, <선>,등의 무거움과 <블랙 커피>, <우리는>, <널 보고있으면>과 같은 개인적인 서정이 한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다.(박청귀, 한상원, 이근형, 최태완 등의 세션과 디렉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에 <노란 바나나>가 삽입되었고, <돈>의 경우 공윤에서 '문제'가 되어 제목이 <문제>로 바뀐 재미없는(!) 일도 있었다. (강민규)

33. 한영애 <바라본다> 1988/서라벌레코드

세션: 박청귀(g), 엄인호(g), 이영재(g), 최진영(g), 황수권(key), 김효국(key), 송홍섭(b), 김희현(d)

여보세요-거기 누구 없소?(누구 없소?)의 첫 소절이 라디오를 통해 귓전을 때렸던 순간이 매정한 십년 세월 지나 오늘까지 생생하다.
그리도 거침없이 포문을 열어 젖힌 후 (바라본다)의 대단원까지 하나 빠짐 없는 완성도를 자랑하는 발군의 작곡자들의 다양한 곡들이 변증법적 승화를 이뤄내는 것이 놀랍다.
거칠고 힘있지만 때로는 흐느낄 줄 아는 한영애의 목소리는 그 자체 영혼을 가진 듯 자유롭게 활주하며, <누구 없소?>, <코뿔소>, 의 록, <비애>의 현악세션의 슬로우 넘버, <루실>의 블루스를 모두 껴안아 그 이만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가시밭 넝쿨 아래착한 왕자님을 기다'리던 비탄에 젖은 <여인>이 곧"코힘을 힝힝 뒷발을 차는"<코뿔소>로 변환하는 장면은 바로 누군가의 수사대로 가슴에 선녀를 간직한 야수, 혹은 선녀였던 야수로서의 여성성이 청각적으로 현현하는 순간이었으니. (조성희)

34. 시나위 1987/오아시스레코드

신대철(g), 김종서(v), 강기영(b), 김민기(d)

김종서(보컬), 신대철(기타), 강기영(베이스)이라는, 지금 한국 대중음악의 한 기둥을 이루고 있는 비루토죠(명인)들이 80년대 최고의 명반이 시나위 2집이다.
이 한 장으로 한국대중음악이 당시에 외국 음악에 가지고 있었던 콤플렉스가 일시에 극복되었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당시 중, 고등학교마다 두셋씩 있었던 스쿨밴드들이 이 앨범을 듣고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헤비메틀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높은 톤을 자유롭게 구사하던 김종서의 보컬, 현재의 실험성과 원숙함은 없지만 정교함과 화려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신대철의 기타는 이후 수많은 음악지망생들의 우상이자 벤치마킹 대상, 넘어설수 없는 벽이 되었다.
<해 저문 길에서>의 애상적인 연주에서 4분 13초간 그야말로 한치의 틈도 없이 몰아치는 <연착>의 연주까지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는 순도100%명반이다. (신승렬)

35. 신중현과 엽전들 <1집> 1974/지구레코드

신중현(g,v), 이남이(b), 권용남(d)

서브를 보는 독자들 중 이 음반이 나왔을 때 들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본인도 이 음반이 나왔던 국민학생 때 이 음반을 들었다는 씨도 안 먹힐 소리는 하지 않겠다.
이런 저런 음악들을 찾아 듣다가 이 음반을 구했다는 것이 94년도 였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사실 콜렉터로서의 소유욕이 동했다고 할까?
그러나 몇 년이 지나면서 그 생각은 많이 변했다.
일단 누가 듣더라도 이 앨범은 분명히 한국적이다.
무슨무슨 국악기를 사용했다느니 하는 여타 음악들과 비교할 필요 없이 말이다.
군소리 없이 당시 음악 조류에 맞추어 나가던 그야말로 한국의 록이라고 할만한 음반이라는 것이다.
신중현(g,v)과 이남이(b), 권용남(d)의 라인업으로 이들 최고의 히트곡(?) <미인>이 첫곡으로 실려있고 기타가 하나인 밴드에서 흔히 하듯 앨범에서는 트윈기타로 오버 더빙되어 있다.
도치된 가사와 방울 소리가 사용된<나는 너를 사랑해>,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그린 연주곡<떠오르는태양>등이 담겨져 있다.
<떠오르는 태양>에서의 이남이의 베이스 연주는 '떳다떳다 비행기'를 부르던 그의 모습을 여지없이 박살내 버린다.
기타리스트로서 말고도 김추자를 포함한 펄 시스터즈 등을 키워낸 신중현은 지금 아무리 어떻다고 누가 뭐래도 국내 록을 얘기할 때 어느 곳에 내밀어도 부끄럽지 안은 분이다(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한유선)

36. 조동진 <1집> 1979/대도레코드

세션: 조동진(v,g), 강근식(g), 조원익(b), 배수연(d), 이호준(key), 세션(86년 재녹음시) : 조동진(v,g,prog), 이병우(g), 김광민(key), 조원익(b,flute,prog)

85년이었던가, 왠일로 조동진이 TV에 출연하여 어쿠스틱 기타 달랑 멘 채 무덤덤하게 노래를 부른 후 자신이 아끼는 후배라고 들국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역시나 들국화 또한 못마땅한 표정으로<행진>을 연주했다).
이처럼 매체에 노출되기를 극도로 꺼려했던 조동진은 80년대내내 뭇후배들을 이쓸고 '언더브로드캐스트'의 정신적 지주로 대단한 역할을 했었으며 지금도 하나기획(조동익, 함춘호, 장필순, 낯선 사람들, 박용준, 한동준, 김광진 등이 소속)의 대표로 국내 대중음악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70년대 이미 한대수, 김민기, 양희은, 이정선 등에 의해 개화되었던 포크의 새로운 발화지점이 바로 조동진 1집이었고, 차분하게 세상과 자신을 관조하는 시선의 시작점 또한 이로부터였다.
'왕' 초보기타 교본의 단골 손님 ,행복한 사람>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단순한 구성의 곡과 간결한 가사로 인해 간혹 '이지 리스닝'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부(失父)의 상처를 노래한<겨울비> 고은의 시에 곡을 붙인<작은 배>등의 '편안한' 감성에서 나온 '감상용' 노래가 결코 아니다. (김민규)

37. 서태지와아이들 <2집> 1993/반도음반

서태지(v,prog,b,g),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이태섭(g), 이토(g), 김덕수(태평소,사물놀이)

1. 몇 개월간 잠적한다
2. TV는 돌아온 영웅을 위한 1시간 짜리 컴백쇼를 준비한다.
3. 돌아온 그들은 파격적인 복장과 춤을 선보인다.
4. 그리고 새 곡을 발표할 때마다 비평가들은 그의 곡에 장르의 잣대를 가졌다 대기 바쁘지만 그 어떤 분석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그 신곡은 상업적이 대중서이 없다는 이들의 비관론을 가볍게 일축하고 정상에 오른다.
5. 비로소 수십 년간 언제나 음악인들을 길들여왔던TV, 그들의 음악을 규정해 왔던 일반 대중과 가수는 처음으로 그 주종 관계가 역전되어 가수에게TV와 팬이 길들여진 것이다.
6. 그리하여, 대중에게 영합하는 '딴따라'는 비로소 자신의 예술로 대중을 움직이는 '아티스트'로 인정받는다.(어는 가수는 딴따라라고 스스로 규정하지만...)
7. HOT와 서태지의 공통점은 1,2,3이고 그 차이는 4,5,6이다.
그리고 6의 경지에 오른 한국의 대중가수는 둘 뿐이다.
조용필과 서태지. 이것이 그만의 권능이고 용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종했지만 아무도 그 위치에 이르지 못했다. (신승렬)

38.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 1984/서라벌레코드

세션: 조원익(b), 안기승(d), 노승종(g), 문승현(g), 김광인(key), 김광석(har), 김영동(대금), 김광복(피리), 장종민(북)

1984년, 이제는 시사만화의 조롱거리로나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주로 뒷모습이) 전모씨가 아무 시간대의 아무 뉴스에서나 머릿기사로 등장하셨던 '땡전시대'의 한복판. 87년 이후의 역사적 전개가 불순한 몽상 이상이 될 수 없었던 스산한 시절에 은근슬쩍 대중의 잠긴 귀를 파고 들어왔던 '언더그라운드' 앨범이 있었고, 그 주체는 문승현 등 대학연합노래패 '메아리'를 모태로 김민기의 노래극 '개똥이' 에 참여했던 노래운동권의 청년들이었다.
(갈 수 없는 고향)에서 산업화 과정의 최대 희생양 중 하나였던 여공들의 비애를 느낀다거나, 갈 데 없는 동요 풍의 (바람 씽씽)에서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봄을 찬아 나가려는 젊은이들의 비장한 각오를 읽는다는 건 행간 읽기의 도사들이었던 그 시절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은유 상징 해독의 경지를 요구한다.
그에 비하면 원초적인 조국애를 노래한 <산하>, <그루터기>의 남성적 메시지를 전하며, 김영동의 대금이 이끌려 아이들의 풋내 나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는 교과서에 갇혀 있던 우국지사의 충정과 비탄이 당대와 조우하고 있다.
사족, 주의 깊게 들으면 남성합창의 고음부에서 바이브레이션 섞인 목소리 하나가 튀는 걸 잡을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처음 대중에게 들려지는 김광석이다. (조성희)

39. Various Artists 1996/드럭

크라잉 넛: 이상면(g), 박운식(g,v), 한경록(b), 이상혁(d)
옐로우 키친: 최수환(g,v), 도순주(g,v), 여운진(b), 최승훈(d)

섹스 피스톨즈와 소닉 유스의 다소 기이하고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동거. 96년 홍대 앞 클럽씬 최초의 산물이자, 구내 최초의 펑크 음반이라는 (가시) 면류관을 썼던 드럭 두 밴드의 이 동거 앨범이 청자에게 던지는 최초의 인상이다. 그후 2년 입장과 관점에 따라서 '벌써?' 혹은 '아직!'이라는 각기 다른 탄성을 자아낼 세월이 흐른 올해, 크라잉 넛과 옐로우 키친은 각각 독집 앨범을 내었고 '우리(만의) 나라'는 공중파 방송의 일방적 주입을 거부하는 일부 젊은이들의 갈증을 존립근거로, 심문 문화면의 변덕스런 주목과 90년대의 또다른 산물인 대중문화 평론가들의 지지 등 원조를 얻어가며 음악 생산/연주-판매-소비의 일정 공간을 확보하였다.
펑크씬 최초의 히트곡 <말달리자>를 대표로 크라잉 넛은 적대전선을 분명하게 긋고 그들 세대 불만의 외침을 거친 날 것 그대로 외쳐대는 보컬을 거칠게 질주하는 사운드에 얹어, 한국 펑크 록의 최대 (예상)수용 층인 청소년들의 갈 곳 없는 심화를 터뜨리는 돌파구를 제공했고 이후 드럭은 서서히 그들의 해방 구로 변모하게 된다.
그 뒤를 잇는 옐로우 키친의 노이즈 친화 적인 복잡한 구성의 곡들은 이 새로운 음악 생사의 장이 펑크의 단인 독재로 귀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이들은 이후 최수환, 도순주 2인조로 개편되어 본격적인 슈게이징, 드림 팝의 독자영역으로 나아간다. 기성의 다듬어진 사운드에 익숙한 귀에 선뜻한 충격을 제공했던 이 앨범 속에는 이후 발생해 나올 원형질이 무시무시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조성희)

40. 이문세 <4집> 1987/서라벌레코드

세션: 김명곤(key), 김용년(key), 김광석(g), 함춘호(g), 이유신(g), 이수용(b), 배수연(d), 박영용(pcc)

TV방송에 출연하지 않는 언더그라운드(?) 발라드 가수 이문세와 그의 음악은 당대 청년 문화의 한 단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산울림이나 한대수, 김민기의 음악들이 투철한 실험정신과 젊음을 대표하는 시대적인 감성을 노랫말과 연주에 담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문세의 음악에는 그들이 미처 담지 못했던 젊음의 사랑과 이별, 아름다움이라는 보수적인 감성이 담겨져 있다.
대부분의 노래들이 여성취향의 발라드 일색이라는 이유 때문에 록 지향적인 음악평론가들에게 평가절하 되는 감은 있지만, 뛰어나 감수성의 소유자 이영훈의 노래들과 이문세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어울림은 분명 독보적인 것이었다.
트롯 멜로디에 빚지지 않은 팝적인 발라드 곡들을 만들어냈다는 것만으로 그 나름의 가치를 보여줬던 3집에 이어 본 4집에서 그 완성도의 최고점에 이른다.
<사랑이 지나가면>, <이별 이야기>, <그녀의 웃음소리뿐>으로 대표되는 이 앨범의 아름다운 노래들은 작곡가이자 뛰어난 작사가인 이영훈의 섬세한 매력, 가수 이문세의 탁월한 보컬 능력이 절정에 다다르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하나는 세련되며 진부하지 않은 감각으로 음악을 포장하고 있는 김명곤의 편곡인데, 후렴구의 흡인력을 높이면서 키보드와 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는 이 방식은 발라드 음악을 편곡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며, 이 후 수많은 발라드 곡들의 모범답안으로 남게 된다. (김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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