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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무역회사 해외지사 근무차 유럽에 갔다가 '남민전사건'에 연루되어 귀국하지 못하고 파리에 정착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홍세화의 자전적 에세이다.
관광안내, 택시운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망명생활을 하던 저자가 영업용 택시기사 시절 이야기를 중심으로 프랑스에 망명하기까지의 곡절, 그가 바라본 프랑스 사회의 단면, 학생운동에 투신했던 대학시절의 추억 등을 서술했다.
특히 저자가 1970년대 대학시절 겪었던 일을 회고의 형식으로 돌아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암울한 기억을 하나씩 되살리고 있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왔소? 」, 「마지막 눈물」 등 18편의 글을 묶었다.
이 책은 파리의 다양한 모습과 문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들려주고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도 술회했다.
저자는 프랑스 사람들이 개인주의를 고수하면서도 남을 인정하는 '톨레랑스' 정신에서 서로 공존을 모색하는 사회의 한 전범을 본다.
또 망명자의 신분이기 때문에 비록 한국에는 올 수 없지만 조국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은 더욱 커져가고 있음을 전해주고 자신의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담았다.
그 애환의 어제와 오늘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져 소설 이상의 흥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홍세화 -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프랑스로 망명했다.
2002년 귀국했으며, 2006년 현재 한겨레신문하 시민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등이 있다.
001. 책머리에 ...4
002. 서장 "빠리에 오세요" ...9
003. [빠리의 어느 이방인]
004.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왔소? ...35
005.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 ...49
006. 이방인 ...56
007. 떠나온 땅 ...77
008. 길을 물어가며 ...89
009. 아듀 ! 고물택시 ...99
010. 나도 승차거부를 햇다 ...114
011. 씰비와 실비 ...125
012. 망명신청. 갈 수 없는 나라 ...140
013. [갈 수 없는 나라. 꼬레]
014. 회상 (1) 잔인한 땅 ...157
015. 택시 손님으로 만난 한국인들 ...173
016. 빠리를 누비며 ...184
017. 한 송이 빨간 장미 ...200
018. 수현과 용빈에게 ...219
019. 회상 (2) 방황의 계절 ...227
020. 회상 (3) 가슴의 부름으로 ...233
021. 뉴옌과 나 ...267
022. 마지막 눈물 ...279
023. 못다 한 이야기 프랑스 사회의 똘레랑스 ...288
024. 발문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리고/임진택 ...310
025. 후기 ...322
** 리뷰글
1.
내 친구는 홍세화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 친구는 홍세화의 강연이 있을면 수업을 빼먹고도 강연을 들으러 갔다. 나는 그런 친구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홍세화가 뭐길래.
내 친구는 또한 항상 '똘레랑스'에 관해서 말했다. 그리고 우리의 대안은 프랑스에서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나의 무지는 심했다. 나는 나를 스스로 중도우파라고 생각했다. 중도이긴 한데 약간 우파쪽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조선일보를 좋아하지도 박정희를 우상화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좌파라고 생각도 않했다.
그런 나에게 친구의 홍세화의 사랑은 곱게만 보이지 않았다. 나의 기준으로는 홍세화는 극좌였기 때문이다.
단지 그가 망명을 했고 한겨레에서 열정적으로 글을 쓰며 학생을 선도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친구는 내가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읽지 않은 것에 경외감을 표시했다,
"어떻게 이것도 안읽었냐?"
단지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나의 말은 이랬다.
"나 홍세화 싫어."
좋다와 싫다의 감정은 그를 알고서야 생기는 것인데 나는 단지 편견으로 그 사람의 호오를 그어버린 것이다.
나는 그 이후 차마 부끄러웠다. 나느 언제고 홍세화를 읽어보마 마음을 먹었다. 그에 대해서 알아봐야겠다.
그리고 어렵게 이 책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나는 단숨에 읽었다. 그의 글을 보면서 나는 어리석었구나. 나는 어렸구나.
나는 어리석은 아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을 치열하게 그리고 옳바르게 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중도우파라는 나의 성향을 버리기로 했다. 중도라면 확실히 중도 좌파라면 확실히 좌파이고 싶다.
아직 나의 성향은 결정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랬던것 같다.
"20대에는 좌파를 40대에는 우파를"
뭐 옳은 소리같기도 하고 말도 않되는 소리 같기도 하지만 아무렴 어떠리.
2.
홍세화 씨는 '현실'을 치열하게 사시는 분이다. 때문에 그 분의 글들은 시대성을 깊게 함의하고 있다.
이러한 홍세화씨의 현실에의 참여와 치열한 행동은 우리에게 너무도 소중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그는 자신의 능력을 '희생'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의 평론집은 시대상을 너무도 깊게 품고있다보니, 대부분은 시간의 풍화작용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단행본 중 예외로 해야 할 듯 싶다.
우리 사회에 홍세화씨의 이름을 알려 준,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물을 우리에게 소개한 이 책은 홍세화씨가 파리로 망명하여,
택시운전기사를 하며 느꼈던 단상들을 아름답고 거칠게, 슬프지만 기쁘게,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하게 담고 있다.
'꼬레'를 제외한 모든 나라를 갈 수 있는 그. 어찌보면, 해준것도 없이 그의 자유를 억압하고,
유무형의 폭력을 가했던 조국을 등진 채, '제1세계'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는 그였지만,
망명생활 내내 그의 머릿속엔 그가 떠나왔던 한국사회가 잊혀지지 않았던 듯 싶다.
그는 사회에서 누릴만큼 누리고 사는 '남아있는 우리들'이 민망해질 정도로 우리 사회를 너무도 사랑했고,
덕분에 우리는 이런 좋은 책을 선물로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랑'은 맹목적인 '충성'이 아니다.
지극히 상업적이고 맹목적인 충성만이 남은 우리 사회, 그의 사회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이 책에서 꼭 건져야만 할 정수가 아닐까.
이상, 거의 5년이 지나 이 책을 다시 보면서(그래, 내가 이 책을 처음 만난건 출간된지 한참 후였다^^)새롭게 느꼈던 감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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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원